| | ▲5.18 묘지 입구에 묻힌 전두환 찬양비석 © 플러스코리아 |
경남 합천군이 관광지 개발의 하나로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을 조성하기로 하고 14일부터 명칭을 정하기 위한 설문조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말이 설문조사지 뒷구멍으로는 이미 전두환의 호인 ‘일해(日海)공원’으로 정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합천군은 총재산이 29만원으로 불쌍하게 살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긍정적인 내용을 담은 설문 조사서를 작성해 이·통장과 새마을지도자 등 지역 인사 1364명에게 발송했다고 한다.
심의조 합천군수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있지만, “심 군수가 읍·면장회의 때 '일해공원'으로 해 달라고 협조 요청까지 했다”는 윤재호 군의원의 주장을 들어보면 공원조성의 명분이 얼마나 허약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윤 의원은 지난 11월 임시회의에서 "심 군수가 읍·면장회의 때 전 전 대통령 아호를 공원이름으로 하기 위해 협조토록 요청했다는 사실 여부를 밝혀 줄 것"과 "만약에 사실이 아닐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합천군이 작성한 설문지 내용의 일부를 보면
"'일해(日海)공원'은 우리 고장이 배출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로, 군민의 자긍심 고취와 대외적 관심도 제고로 공원의 홍보효과를 극대화시킬 것이다, 또 국내외적으로 대통령이나 수상에 대한 기념과 성역화 사업이 성생하고 있고, 전국적이고 대중화된 공원으로서 이미지 부여가 가능하다"라고 적고 있다.
설문지에 광주 민주화운동의 과정과 불법비자금 조성 등 전 전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들이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것을 보면 합천군수를 비롯한 추진의원들의 역사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시민사회단체가 반대하고 군 의회에서도 찬·반 의견이 분분한데도 합천군은 오는 20일까지 답변을 받아 28일 경찰관, 군의원 등이 입회한 가운데 봉투를 개봉해 일괄 집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살장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합천군은 전두환의 아호인 ‘일해(日海)공원’을 포함해 ‘군민공원’, ‘죽죽(신라 출신)공원’ ‘황강공원’ 중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명칭을 선정할 것이라고 한다. 노태우 대통령시절 여름이면 합천의 황매산 골짜기에 들어가 산골 주민들과 하안거를 하던 경험이 있어 하는 얘기인데 “꼴갑들 떨고 있다”는 소리 들을까 우려된다.
합천군민들 중에는 지금도 광주 민주화운동을 빨갱이들의 준동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상당하다. 그들은 광주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전두환이 저지른 세계적인 사건이라는 것을 모를 뿐이다. 그렇다면 심 군수는 왜곡·조작된 역사를 진실로 믿고 있는 군민들을 바르게 가르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군민의 자긍심 고취와 대외적 관심도 제고로 공원의 홍보효과를 노린다는 합천군 관계자에게 당부한다. ‘눈가리고 아웅’ 하지 말고, 차라리 탁 터놓고 ‘의리의 사나이 전두환 공원’으로 해라. 아니면 ‘사관학교시절 축구부 주장이었던 전두환 공원’이라고 하던가. 그래도 거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하는 얘기다.
‘대통령’은 그만두고, ‘보안사령관’이나 ‘중앙정보부장’, ‘국가보위 비상대책 상임위원장’ 등 박정희 사후에 얻은 관직이 전두환 앞·뒤에 붙고 진급하는 과정이 낱낱이 공개된다면 정치적 논리를 떠나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기 때문이다.
긴 얘기 할 것 없다. ‘일해공원’을 조성하는 것도 좋지만, 고령인 양반이 재산도 29만원밖에 없고 남의 집에서 불쌍하게 살고 있으니 쪼까 탈법이 있더라도 어떻게 하면 생활보호대상자로 연금을 타먹을 수 있는지 방법부터 알아보기 바란다.
그래도 꼭 만들고 싶다면, 노태우 정호용 등과 쿠데타를 일으키고 인간사냥을 해가며 권좌에 올라 재산을 29만원으로 만들어온 과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해놓는다면 학생들 교육적 가치도 있을 것이니 찬성한다. 가짜 만원자리 지폐로 29층짜리 탑을 세워놓고 방문객들이 탑돌이를 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을 마련해준다면 더욱 좋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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