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방안에서


새벽이다
못된 꿈을 꾸고 잠이 깼다.

몸과 영혼이 분리된 새벽.
여전히 신음하고 고통한다.

음악을 틀고, 키보드에 손을 얹었다.
이제 더이상 잠을 청할 수는 없을터다.

그녀는 잘 자고 있을까?
혹시 내 꿈을 꾸고 있을까?

날이 밝으면 또
아무렇지 않은듯이 그녀의 얼굴을 대해야만 하겠지


어두운 방안
깊이 잠든 몸안에서 영혼만이 눈을 뜬 채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이라도 당장 그녀가 방문을 열고 들어와 내 옆에 살며시 누워주기를...


몸을 침대의 한쪽 구석으로 옮겼다.

그저...

그 뿐이지만,

여전히 나의 침대 옆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존재라고는,

처음으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는 낡은 컴퓨터뿐이지만,

그녀가 지금 내옆에 누워있다면,
함께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 있다면,


날이 밝으면 또
아무렇지 않은 듯이 그녀의 얼굴을 대해야만 하겠지.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마주볼 수 있는 것 처럼 어려운 일이 있을까?
차라리 복소해석이 더 쉬울지도...


이렇게 말할까?
"어제밤에 왜 내게 오지 않았나요?"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대답할까?
"요즘에 연애중이잖아요...."


눈이 아프다.
모니터 조명이 눈을 아프게 한다.

"그래도 이젠 내 옆에 있어줄래요?"


생각해보니 그녀에게 물어볼 것들이 많다.


"혹시......... 날 사랑하지...... 않나요?"

"주변 상황이 어떻하든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당신이 날 사랑해줬으면 해요..."

"난 너무도 오랫동안 짝사랑을 해왔습니다..."

"날 사랑해 주세요"


"키스하고 싶어요".

"당신의 가슴을 애무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내 입술과 손은 마치 가위에 눌린듯이 움직여지지 않아...


"그러니까...., 난 지금 이 새벽 가위에 눌려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

"당신이 와요,
 내 옆으로, 지금 저 어두운 방안에 어렴풋한 윤곽을 긋고 있는 방문을 열고,
 들어와요, 내옆에 누워줘요...."

"아침에 해가 뜨고 나의 지친 몸둥이마져 잠에서 깨어났을 때,
당신이 옆에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조만간 나는 다시 잠에 빠질 것이다.

그리고 다시
못된 꿈을 꾸게 되겠지...

"이 음악 좋지요? ..."

"네~!"

by Soliman | 2007/02/05 06:52 | 우울한날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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